글: 오프도시 시디플레이어 기자
7월 25일 금요일 저녁 7시, 앨리스온 디랙터이자 오프도시 프로그래머인 유원준씨가 기획하는 Off the Record_작가와의 만남, 그 두 번째 자리를 주재형 애니매이션 작가와 함께 했다.
서양화를 전공하던 학생시절부터 정적인 그림보다는 움직이는 그림에 각별한 애정을 키워왔다는 주재형 작가는 시카고 유학 시절, 본격적으로 애니매이션이라는 매체를 통해 만화와 영상을 결합하는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한다.
이날 관객들은 ‘환’, ‘Lucid Dreaming', 'macro drawing', '제주 4.3의 새벽’의 순서로 네 편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면서 주재형 작가의 친절한 설명 및 작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작품 ‘환’은 주재형 작가가 시카고 유학 시절 제작한 캐릭터 애니매이션이다. 주재형 작가는, 작품 속에서 호랑이를 가두는 육각형 울타리의 유무에 따라 호랑이라는 존재와 그와 연루된 사태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인간의 편협한 이중성을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작품 ‘환’의 컨셉과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중, 실제 미국에서 타잔이 기르던 호랑이가 탈출하여 결국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죽는 실화가 보도되기도 했다고 한다.
두 번째 작품 ‘Lucid Dreaming'은 자각몽이라는 의미로 작가가 어릴 적부터 꾸어왔던 추상적 이미지의 꿈을 영상화 한 것이다. 주재형 작가는 관객들에게 자각몽의 경험이 있는지 물어보고 관객들이 풀어놓는 꿈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작품 ‘macro drawing’은 작가가 실제로 상공에서 찍은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포착한 눈 덮인 도시의 이미지와 비행기의 움직임이 그려내는 독특한 패턴에서 매력을 느낀 작가는 이륙 직전까지 계속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주재형 작가는 이 작품을 ‘하늘이 그리는 드로잉’이라 표현했다.
작품 ‘제주 4.3의 새벽’ 상영을 끝으로 주재형 작가와의 인터뷰는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주재형 작가는 인터뷰의 끝에 미대 혹은 영화과 학생들이 애니매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매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재형 작가는 요즘 ‘검은 돌’을 모티브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장시간 작가의 노력이 묻은 작품이라면 그 자체가 감동이라는 주재형 작가의 말처럼 돌멩이 하나하나에 애정을 쏟고 있는 현재 작업이 어떠한 감동으로 관객에게 보여질지 기대가 된다.
Off the Record를 마치고 주재형 작가는 이날 상영한 작품을 오프도시 자료실에 기증 하며 본인의 작업에 관심이 있는 모든이들이 함께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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