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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
글/사진: 정은경(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 큐레이터_2)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은 vol. 1을 시작으로 예술 소통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웹을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적 예술언어를 생산·시도해 왔다. 이어 vol. 2에서는 보다 확장되고 다원화된 문화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2009년 ‘신진작가 릴레이 쇼 지원 프로젝트’(이하 릴레이 쇼)를 기획하였다.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은 릴레이 쇼를 통해 미디어, 실험영화, 비디오 아트, 사운드 아트, 노이즈 아트, 설치, 퍼포먼스 등 13명의 다원예술 신진작가들의 작업을 1년에 걸쳐 선보일 예정이고 그 시작에 정강작가의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가 있다.

이들의 작업은 일반의 전시에 그치지는 것이 아니라 자료집, DVD, CD 음반 등의 형태로 프로젝트 또는 개별 출판되어 대중에게 선보이게 된다. 예술작품의 출판과 배포라는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의 시도는 기존의 예술 소통 방식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인 동시에 하나의 실험이 될 것이다.


정강 작가는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의 본 전시에 앞서 5월 23일과 24일 양일에 거쳐 테스트 실행을 한다. 작가는 테스트 실행을 통해 장비 설치를 예행하고, 작업에서 도출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예상하게 된다.
 
카메라 세 대, 모니터 세 대 그리고 거울이 설치된 공간에 의자 하나가 놓여있다. 의자에 앉은 관객은 모델이 되어 오른쪽에 설치된 거울과 정면의 모니터로 자신을 본다. 세 대의 카메라는 각각 정면의 모델과 거울의 이미지 그리고 공간 전체를 기록한다. 세 대의 모니터 중 모델의 정면에 있는 모니터는 모델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두 대의 모니터는 의자가 놓인 벽면 좌우에 설치되어 각각 거울을 촬영한 것과 정면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일반 관객에게 보여준다.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의 모델은 거울과 모니터에 재현된 자신을 바라보고 작가는 그런 모델을 바라본다. 여기서 모델은 내가 나를 보는 방식과 내가 남을 보는 방식 사이에 놓이면서 일차적으로 보는 방식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다.
우리가 보는 거울 이미지는 좌우역상이다. 그래서 거울은 그 앞에 마주하고 있어도 좌우의 방향을 바꿔 나란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는 좌우역상임을 인식하지 못 할 정도로 거울 이미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것을 나라고 인식하고, 그를 통해 내가 나를 보는 방식을 구성한다.

반면, 모니터는 내가 남을 보는 방식으로 -마주 선- 나를 보여준다. 모니터에 보이는 이미지는 나이지만 바라보는 방식은 내가 남을 보는 방식이다. 여기서 오는 생소함 때문에 거울 이미지에 익숙한 모델은 방향성을 상실한다.

또 모니터가 거울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보여주는 이미지에서 우리는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익숙함과 낯섦은 사전적으로는 반대이지만 시점과 기억 등에 따라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기기도 한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우리는 물리적으로 재현된 이미지에 익숙하다. 그러나 종종 이 익숙한 이미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생겼었나?’ 혹은 ‘이것이 나인가?’라는 의문은 이미지에서 비롯된 익숙함과 낯섦의 뒤섞임 속에서 기이한 균열을 가져오게 한다.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에서 모델은 거울에 재현된 이미지를 묘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이 생각는 자신의 이미지 그리고 욕망하는 이미지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간다. 언뜻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를 재현된 이미지와 자신이 생각는 이미지 그리고 욕망하는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표층에 불과하다.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모델은 욕망이 출현한 지점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고 곱씹어보게 된다. 욕망의 출현은 소외와 동경에서 비롯한 것일 수도 있고,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이 자기 존재를 인식하는 최초의 단계는 거울이다. 거울을 통해 자기를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또 타자라는 거울을 통해서 자기 존재를 인식한다. 거울과 모니터는 바라봄과 바라보여짐의 관계에 모델을 위치시키고, 자기를 인식하는데 측시면을 제공한다. 그 속에서 자기 존재를 인식하는 것은 모델의 몫으로 남는다. 모델에 따라 놓여진 상황 안에서 내면의 긁힘 내지는 일렁임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단절을 경험 할 수도 있고.

관객이 의자에 앉는 순간 시작되는 “See yourself and let me see you”는 공간에 놓임 그 자체로써 보는 방식과 익숙한 낯섦이 공존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하고, 이미지를 통해 자기 존재 인식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대면하게 한다.


지하파예술방송국 언더그라운드아트채널

Posted by offdoci